지난 8월 7일 JTBC <뉴스룸>은 백발이 된 두 남성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걸린 붓글씨 액자 앞에서 무릎을 꿇은 장면을 보도했다. 76년 전에 타계한 독립운동가 박원근(1912~1950)의 유묵이 전시됐다는 소식을 듣고 박물관을 찾아간 두 아들의 모습이 뉴스 화면에 나타났다.
유묵에는 '일반시국은(一飯是國恩)'이라는 한자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고, 서예가 이름이 '한인(韓人) 박원근'으로 표기돼 있다. '한 그릇 밥도 나라의 은혜'라며 애국심을 강조하는 작품이다.
국가보훈부가 발행한 <독립유공자공훈록> 제18권 박원근 편은 "서울에서 중앙고등보통학교를 자퇴한 후 인쇄업에 종사하면서 사회과학서적을 탐독하고 친구의 감화를 받아 사회주의사상을 통한 항일투쟁을 전개하였다"고 기술한다. 또 지하조직인 삼인회(三仁會)의 기관지를 통해 항일의식을 퍼트렸으며, 국가보안법의 전신인 치안유지법에 저촉돼 스물두 살 때인 1934년에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 스물아홉 때인 1941년에 징역 2년형을 받았다고 알려준다.
20대 청춘을 항일투쟁과 감옥 생활로 다 보낸 박원근은 일제가 가장 싫어하는 유형의 한국인이었다. 항일투사인 데다가 사회주의자이자 지하활동가였다. 거기다가 치안유지법 위반자였다. 그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 아버지의 흔적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두 아들이 찾아갔던 것이다.